23년 말 치지직 런칭 준비와 겹쳐 회고를 못했는데 이미 지나간 해라 생략하고 24년을 돌아보면서 25년에는 어떻게 해야할지 정리해보려 한다. 24년은 아쉬운 점, 배웠던 점과 앞으로 해야할 점들이 좀 많았다.

- 서비스
23년 중순부터 23년 말까지 치지직 서비스 런칭을 준비하면서 정신없이 일했는데 이 때 실력도 키우려는 노력을 미처 들어지 못했던 게 24년까지 이어진 듯하다.
24년 초 라이브와 영상, 채팅, 광고 등 어마어마하게 큰 피쳐들을 시니어 두 분이서 담당하느라 ui위주로 담당했었고 이전에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던 네비게이션 구조를 앱 전체에 적용해야 했다. 이전에는 굳이 할 필요가 없었으나 사수 분들의 배려 덕에 어거지로 미디어 피커에 적용했던 구조가 피쳐 요구사항으로 인해 강제되는 상황이 와버렸다.
기술 리서치도 하고 이미 컴포즈-네비게이션 라이브러리를 순정으로 사용하고 있지 않아서 기존 사용하던 스펙과 충돌하지 않게끔 커스텀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많은 시간을 쏟았다. 라이브러리 내 버그도 발견해서 구글 이슈 트래커에 질문 답변을 주고받으며 버그 수정도 해보고 XML-네비게이션에선 지원하나 컴포즈-네비게이션에서 지원하지 않는 옵션들도 지원하게끔 커스텀하면서 실력을 키울 수 있었다.
다만, 내가 작성한 방식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코드 책임범위가 너무 넓어 문제 발생 및 담당자 부재 시 팀원이 트러블슈팅하기에 힘들다는 점, 다른 팀원이 사용하기에 정의해야 할 점들이 너무 많다는 점들을 지적받았다. 취준 때 디자인 패턴이 교조적이라 생각했었는데 진지하게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Hilt를 써보려고 도입해봤는데 막상 Hilt없이도 잘 동작해서 머쓱했었는데 좀 더 검증을 철저히 했어야 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프로젝트 구조 상 DB, 네트워크 Repository를 ViewModel 생성자 등에 주입하는 구조가 아니고 따로 싱글톤으로 관리하고 있어서 Hilt 라이브러리의 효용성이 그리 크지 않았는데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는 강박에 그랬던 것 같다.
안드로이드 네비게이션 동작 시 luanchSingleTop, popUpTo, inclusive, saveState, restoreState 등 플래그를 조합하면서 다양한 케이스의 이동에 대응하는데 사수와 리뷰하면서 저 플래그의 조합에 따라서 어떻게 동작이 바뀌는지 단편적으로밖에 대답을 드리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해당 부분이 기존 액티비티 구조와 플래그가 다르게 동작하는 부분이 있어 최대한 기존 프로젝트 migration 진행 시 side effect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모든 케이스를 고려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사수와 함께 navigate 관련 함수 커스텀을 진행하면서 접근법, 방법론 등을 많이 배웠다.
여름 배포에는 타 부서 간 협업이 엄청나게 많았던 피쳐를 맡았었는데 사내 슬랙에 동시다발적으로 채널 멘션되니 도저히 집중할 수가 없었다. 카톡 안읽은 메세지를 지워야만 직성이 풀리는 성격 때문이었을까. 막상 안드로이드 담당자로 미친듯이 소환되는데 신속하게 대답을 드릴 수가 없어서 답답하고 죄송스러웠다. 아이폰 담당자 분이 나보다 훨씬 경력이 있으신 분이라 먼저 답변해주셔서 슬쩍 얹어간 적도 많았다. 앞으로 광고던 채팅이던 라이브던 어느 하나를 맡더라도 타 부서 간 협업이 엄청나게 이뤄지는 피쳐들이라 걱정이 된다.
추가로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는 피드백도 있었다. 사내 코드 관련 작업을 하다가 수정한 내용이나 기능 관련 배포된 코드가 있었는데 코드 모양새가 파악하기 힘들다던지 side effect이 발생할 여지가 있는 코드가 있으면 한 번쯤은 팀원에게 조언을 구해야 했다는 내용이었다. 왜 그랬나 생각해보니 그간 실수하고 도움을 자주 받으면서 알게 모르게 좀 위축되었던 것 같다. 막바지 배포 준비로 급할 때 발견해서 조치하려면 더 스트레스 상황으로 돌아올테니 앞으로는 코드 모양새에 짜침이 느껴지면 일단 물어봐야겠다.

- 부업
사실상 24년에는 부업을 거의 하지 못했다. 이미 런칭해서 운영 중인 합격왕 서비스도 기능 개발에 리소스를 많이 쏟을 수 없었고 연말에는 내가 해야할 부분들 팀장 선배가 담당해서 처리해줬다. 다른 부업 활동도 간단한 유틸 앱 2개, 추석 연휴에 급하게 작업해서 게임 관련 앱 하나 런칭한 게 거의 전부였다. 해야할 일들을 명확하게 정리하고 최대한 쪼개서 주말에 1시간만이라도 봤다면 더 많이 할 수 있었겠지만 되돌아보면 아예 진이 빠져서 주말에는 늦잠과 멍 때리기만 하느라 시간을 보냈어서 의미없는 후회같다. 내년에는 간단한 서버 작업 및 아이폰 앱 개발도 gpt 도움을 받고 실습하면서 개발 범위를 넓혀보려 한다. 현업 수준의 코드를 요구하진 않으니 해볼 수 있는 도전이지 않을까

- 투자
부업에는 시간을 투자할 수 없으니 핸드폰으로 해볼 수 있는 주식을 조금 들여다 봤다. 기존 중장기 채권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드러켄 밀러가 투자했던 종목 3개월 늦게 추격매수했을 때 수익 검증, 성장주&방어주 조합으로 장기 분할 매수할 포트폴리오 찾기 등을 했었다. 연초에 수행했던 리밸런싱의 모양새가 조금 이상해지고 드러켄 밀러 추격매수 검증하면서 완전히 짬통 포트폴리오였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 같아 전부 정리하고 장기적으로 은퇴시점까지 가져갈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찾는데 집중했다. 그 결과, 어느정도 고정된 비율의 내 투자관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찾아가고 있다. 내년에는 월급에서 투자금액 비중을 확대할 예정인데 회사, 부업과 운동 위주로 시간을 할애할 생각이라 마침 주식에 신경을 덜 쓸 수 있게끔 정리되고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만약 시간이 난다면 gpt로 서버 공부하면서 주식 종목 및 포트폴리오 백테스팅 성능 비교분석 앱 하나 정도 만들어볼까 고민 중이다.

- 생활
그닥 좋은 수준은 아니었다. 일과 생활이 무너지면서 4-5월과 7-8월 개발 기간에는 몇 주간 새벽 2-3시 취침, 오전 8-9시 기상 유지하기도 하고 잘 풀리지 않을 땐 새벽 4-5시까지 작업하고 11시에 일어나는 생활을 했었다.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는 생활이 이어지면서 연말에 이르러 심할 때는 1주 정도 출근 후 키보드에 손을 올렸는데 스스로 놀랄 정도로 코드를 작성할 수 없던 기간도 있었다. 주말 최대한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쉬며 컨디션을 되돌린 결과 무사히 배포를 마쳤는데 생각했던 공수산정 기간을 많이 초과했던 것 같고 코드 퀄리티도 좋지 못했던 것 같아 스스로에게 부끄러웠다. 올해 들어서 이런 경우를 경험하다보니 자기관리도 업무의 연장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에는 이 부분을 좀 더 제대로 신경써서 관리할 예정이다.

- 총평
치지직으로 시작해서 치지직으로 끝난 한 해였다. 돌이켜보면 나도 뒤지게 바쁜 것 같은데 주변 직원 분들은 진짜 저걸 감당할 수 있나 싶은 수준이라 앓는 소리도 조심스러웠다.(그래도 서로 출근하는 네트워킹 데이 땐 일하기 싫다고 노래를 불렀더랬다) 다행히 급한 기능들은 무사히 배포된 것 같아 바빴던 기간이 무의미하진 않았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내년에는 바쁘다는 생각에 매몰되지 않고 휴식을 취해야 할 때를 구분하며 내가 놓치고 있는 게 무엇인지 확인하면서 더 나은 한 해를 보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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