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비교적 자세히 채용 진행과정을 작성해서 그런지 검색 알고리즘을 타고 들어오시는 분들이 많다. 사실 합격했을 땐 나정도면 꽤 괜찮게 준비된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나 막상 부서 들어와서 사수, 직원들과 일해보니 그 분들과 비교하면 그저 코드몽키였다는 인상을 받는다.

이런 생각들을 하던 와중 블로그에 작성한 글들을 보고 외부강연이나 수기 공유 등의 오퍼가 종종 들어온다. 종종이란 표현도 과분하게 생각보다 자주 받는다. 하지만 이제껏 단 한번도 수락한 적은 없다. '내가 과연 회사 이름 걸고 나와서 강연을 진행할만한 인재인가'라는 질문에 아직은 "그렇다"라고 자신있게 답을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당장 매일 소통하며 코드를 함께 작성하는 옆의 직원으로부터 압도적인 실력차를 경험하고 있는데 무슨 자신감으로 얼굴을 걸 수 있겠는가. 물론 그 분은 시니어고 나는 주니어니까 기준이 좀 다르다만 외부활동의 특성 상어디 절벽에 숨겨져 있는 무공비급 공개하듯이 광고를 할텐데 그 정도의 수치심을 견뎌낼만큼 뻔뻔하질 못해서 생긴 고민이지 싶다.

나는 굉장히 속성으로 1년 반 정도 준비하고 직군을 전환해서 그런지 남들보다 지식의 수준이 그리 깊진 못하다. 새로운 지식을 잘 정리하고 학습할 수 있다는 점만 보여줌으로써 합격했는데 과연 어느 정도의 준비를 갖춰야 당당히 얼굴을 걸고 외부활동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세상엔 실력자가 너무 많아 매일매일 강제로 겸손을 주입당하는 중이다. 사람들이 좀 덜 노력했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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