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1차 면접을 복기하며 애매하게 답했던 내용을 다시금 복습하는 동안 생각보다 키워드 꺼낼 내용은 다 꺼냈음을 보고 생각보다 1차 면접은 통과할 가능성이 높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혹시 모른다"는 일말의 불안감은 굉장하긴 했다.

네이버 2차 면접은 정말 면바면이라는 단어가 정확히 들어맞는 면접이 아닐까 싶다. 검색해서 볼 수 있는 모든 2차 면접 후기, 유튜브에 업로드 된 후기 영상들을 모조리 찾아보면서 인성 100%, 기술/인성 50%, 기술 100% 등 굉장히 비율이 다양했다. 필자는 인성 90%에 기술 10% 정도로 볼 수 있겠다. 초반에 자칫 기술 10%를 더 할 수 있었으나 감점을 각오한 혼신의 드리블로 기술 질문을 틀어막아 인성 면접 위주로 면접을 유도했다.

면접은 연차가 높아보이는 면접관 분들이 들어오시고 JD를 보면서 궁금한 것들 툭툭 던지며 꼬리물기로 이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게 기술일 수도 인성 관련일 수도 있다. 인성면접은 면바면이 없게 만들 수 있다는 말에 따라 예상 질문을 거의 11페이지를 만들어간 덕분인지 생각보다 답변을 잘 할 수 있었다. 인성 면접을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질문 1-2개는 압박을 해보려고 억까스러운 질문을 만들기는 하는데 아무 생각없이 본인 포폴과 자소서만 정리해 온 공대생이라면 답변이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과 직장생활이 문과라 살았지 싶다. 1차 면접 후기에서 자소서에 정말 자신있는 내용을 넣으라고 했는데 학력으로 넣어둔 석사과정과 관련해서 질문이 박힐 줄은 몰랐다. 반쯤 포기했던 석사라 그나마 관심있게 보던 주제가 있었어서 찾아봤던 내용들을 두루뭉실하게 기술 질문이 들어올 수 없게끔 방어했다. 아마 여기서 감점이 조금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기술 면접은 질문이 두 개 들어왔는데 생각보다 깊이가 깊어서 순간 속으로 "엌" 소리가 절로 나왔다. 아주 어려운 개념은 아닌 듯한데 그렇다고 신입 개발자 면접 질문으로 들어올 만한 문제는 전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하나는 완전히 헤맸고 하나는 석사과정 수업 때 스치듯 들었던 기억이 나 답변을 해서 겨우 무마했다. 면접이 끝나고서 찾아본 결과 실무 관점에서 한 번쯤은 반드시 겪게 될 개념이었고 남들이 으레 전공지식을 깃헙에 정리한 목록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내용이었다. 주변에 물어보니 학부 전공수업 때도 다루지 않는 내용이고 교수님이 스쳐가듯이 한 번 꺼내봄직한 주제라는 답변을 들었다. 개발자로 활동 중인 아는 동생은 관련된 문제를 다루는 동료 개발자로부터 언뜻 들어봤다는 답을 주었다. 면접 순간에는 내가 말하는 내용이 정답인지 모르겠어서 최대한 문제를 명확하게 이해하려고 범위를 좁히며 명확하게 define하고자 했다. 그리고 답변은 알고 있는 개념들 하나씩 꺼내보면서 풀어나가는 자세를 보여주려고 했다. 물론 경력직 면접에서 이러면 나가리겠지만...'-`

2차 면접의 총평은 이력서 및 지원자가 제출한 내용들 하나씩 보며 가볍게 던지는 듯한데 생각보다 오고가는 질문이 많아 결국 거의 다 훑어본 듯 했다. 심지어 나는 포폴도 적었어서 1차 때 면접 결과가 같이 왔을테니 더 이상 털어낼 게 없었다. 그래도 개발자의 성장 키워드나 개발자로의 직군 전환 이유, 공부하는 방법 및 지식을 습득하는 자세 등 다양한 예상 질문을 뽑아내고 답하기 위해 "나"라는 사람의 세계관을 견고하게 구축하는 과정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인성면접은 감점요소가 거의 없었다고 자신한다. 기술면접 비중이 더 높았으면 대참사가 났을텐데 그렇지 않아 다행인 면접이었다. 

결과 : 2차 면접 통과해서 최종합격 통보받았습니다. 예전부터 2-3년 간 컴퓨터에 관심을 두고 있었으나 간단히 파이썬이나 다루며 코드 리딩이 가능한 수준이었고 본격적인 "개발자"로 직군을 전환하기 위한 준비는 대략 1년 3개월 정도 했습니다. 여러 기업에 동시에 지원서를 걸어두고 전형을 진행하느라 최종적으로는 1년 반만에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래도 면접관으로 들어오신 분들이 저를 좋게 봐주셔서 그런지 예상보다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남들보다 경험도 없고 전공지식도 얕은 편이라 계속 키워드를 찾으며 공부를 이어나가려 합니다.

합격 인증 사진. 이 곳을 방문한 분들이 좋은 기를 받아가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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